이상화(21·한국체대)의 어머니 김인순씨(50)는 지난 1일, 1월 달력을 넘기다 흠칫 놀랐다. 2월16일 날짜에 검은색 매직으로 굵은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고, ‘인생 역전!’이라고 적혀 있었다. 김씨는 “상화가 직접 써 놓고 간 모양”이라며 “우리 상화가 이런 꿈이 있구나. 대견스럽다고 했죠”라고 말했다.

16일은 캐나다 현지시간으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가 열리는 날이었다. 그리고 이상화는 자신이 달력 앞에 서서 손으로 그려 넣은 다짐처럼, 인생역전에 성공했다. 남달리 굳은 의지와 노력으로 일궈낸,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단거리 선수는 하체를 굵게 만들어야 했다. 허벅지 힘으로 얼음을 밀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이상화도 여느 소녀와 다를 바가 없었다. 김씨는 “보통 여자애들처럼 몸 꾸미는 것도 좋아했다”고 했다.

친구들이 몸에 착 달라붙는 스키니진을 입을 때, 이상화는 웬만한 여성의 허리굵기에 가까운 허벅지를 만들기 위해 바벨을 등에 지고 앉았다 일어섰다 하는 스쿼트 운동을 반복해야 했다. 대표팀 김관규 감독은 “파워를 위해 웨이트를 지독하게 했다. 보통 140㎏짜리 바벨을 드는데, 상화는 170㎏이나 들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고 했다.

이상화는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허벅지가 이 정도는 돼야 단거리 선수로 나가지. 몸매 신경쓰면 운동 못한다”며 어머니의 마음을 달랬다. 이상화의 허벅지는 22~23인치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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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어렵네